Page 30 - 2024 공감그리고 봄 5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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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편으론 수많은 LP와 CD 그리고 스피커가 반긴다. 안쪽으로 시선을 옮기면,
           옛 뮤지션들이 나오는 TV와 무대 그리고 기타가 자리하고 있다. 가게에서 들리는
           Carpenters의 ‘TOP OF THE WORLD’ 노래는 1970년대의 음악감상실에 들어온 느낌을

           주었다. 공간을 둘러보며 ‘무아’와 ‘음악에’ 공간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실 수 있는지
           물었고, 차 한 잔을 내주시며 이야기가 시작되었다.


           1987년부터 1995년까지 ‘무아’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던 정병호 님은 2001년 1월 9일,
           국제시장의 한 건물에 ‘음악에’ 공간을 열었다. 그가 처음 음악을 배우게 된 곳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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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포동이었고, 많은 사람이 오고 가는 미화당 백화점 옥상 휴게실 에서 음악을 틀며
           음악을 알아갔다. 어릴 적부터 용두산 공원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기에 ‘무아’가 사라진
           이후, 남포동으로 다시 돌아왔다. 2001년 문을 연 ‘음악에’는 운영한 지 벌써 20년이
           넘었다. 음악에 빠져 살아온 그의 모습이 담긴 공간은 옛 명곡들로 채워진다. 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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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아’를 떠올리며 ‘판돌이 ’로 시작한 음악 인생을 이야기해 주었다. 또한 DJ로 데뷔하기
           전, ‘무아’에서 근무하며 천장 형광등을 빨강, 파랑, 노랑 셀로판지로 감싸

           직접 색 조명을 만들기도 했으며, 커피 머신이 고장 나면 거뜬히 고치기도 하는 등 공간을
           정성스레 관리했다. 그는 음악도 사랑하지만, 공간을 가꾸는 일 또한 즐거웠다고 한다.


           그는 ‘무아’ 시절 기억을 되살려 가정집이었던 이 공간을 직접 꾸며나가고 있다.
           그는 ‘무아’에서의 시간을 고마운 시간이었다고 표현한다. ‘무아’에 근무하게 되어서
           음악에 빠져 살 수 있었다고. 그는 ‘무아’에서 그리고 ‘무아’가 사라진 이후에도 여러
           장소에서 DJ를 하며 음악을 놓지 않고, 자신만의 공간을 준비했다. 음악과 함께 했던

           전성기를 떠올리며, 음악에 빠져 살아온 인생을 ‘음악에’ 공간에 담았다. 그는 몸과 정신이
           허락하는 이상, 앞으로도 공간을 유지할 계획이라고 한다. 비록 처음에는 혼자 공간을
           꾸렸지만, 손님들이 가져다준 CD와 LP로 음악을 쌓고 있다. 끝으로 나의 신청곡, ‘산다는
           건 그런게 아니겠니’를 들으며 공간을 나섰다. 빠르게 변화되고 있는 앞으로의 삶에
           어떤 일이 생길진 모르지만. 내일이 있다는 설레는 마음으로 살아갈 나날들을 기대하며,

           음악이 함께 하는 삶을 살 수 있길 바라보았다.








           04  당시, 미화당 백화점 옥상에는 구름다리가 있어 용두산과 연결되었다.
           05  LP판을 바꾸는 보조 D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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