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7 - 2024 공감그리고 봄 5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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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음악 감상은 미키마우스 MP3로 시작한다. 다운로드한 노래들을 MP3에 담아 듣던
그때 그 시절. 지금은 휴대전화와 선 없는 이어폰으로 듣고 싶은 노래를 바로 들을 수
있게 되었다. 디지털 시대에 살고 있지만, 2030세대에서 시작된 아날로그 열풍으로
과거의 모습들이 다시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는 마치 어울리지 않은 조합처럼 보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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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2K 패션 부터 그랜파코어룩 까지. 시대가 역으로 흘러가기 시작하고, 2030세대들은
LP바로 발걸음을 옮긴다. 실리카겔, 너드커넥션, 루시 등 LP바에서 듣는 요즘 노래들.
지금 우리 청춘에게 밴드가 있다면, 그때 그 시절에는 쎄시봉이 있었다.
쎄시봉, 한국 최초 음악감상실. 음악감상실 문화는 부산도 빨랐다. 잠시 피란 시절로
거슬러 올라가 본다. 임시수도였던 부산은 전 세계의 UN군 병사들이 모여들며 재즈,
팝송 등 다양한 서구 문화가 들어왔다. 일본, 대만의 라디오 방송을 통해 여러 음악을
빠르게 접할 수 있었다. 또한 부산항을 통해 여러 물자부터 밀수품들이 밀려 들어왔다.
이러한 환경 덕에 1950년대부터 1960년대까지 부산의 레코드 산업은 어느 지역보다
활발했다.
다가온 7080시대. 다방 문화부터 시작하여 1970-1980년대의 남포동은 문화 예술
공간이 가득했고, 그 중심에는 음악감상실 ‘무아’가 있었다. 광복동 입구의 용두산
공원으로 올라가는 계단 옆 5층 건물 중 4층에 위치했으며, 청춘들이 음악을 즐길 수
있던 공간이었다. 극장처럼 앞쪽 무대 방향으로 1인용 소파가 배치되었고, 뒤편에는
DJ가 음악을 틀어주는 DJ 박스가 있었다. ‘무아’는 최신 음반, 빌보드 차트 등 최고급
음향 기기를 통해 최신 음악을 들을 수 있는 곳이었다. 음악감상실 입구에서 요구르트
혹은 코카콜라 값을 지불하고 음료를 챙겨 실내로 들어올 수 있었다. 약 200평의
큰 공간에는 280석의 좌석이 있었고, 소파에 앉아 담배와 대화 없이 오로지 음악에만
집중해야 했다. 이후, 복합문화공간으로 자리 잡고 시간대별로 DJ가 번갈아 가며
음악을 틀며 시 낭송, 디스코, 악기 연주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게 된다.
01 1990년대 말부터 2000년대 초까지 등장했던 패션 스타일
02 할아버지 옷장에서 꺼낸 듯한 스타일로 MZ세대들이 추구하는 ‘젠더 플루이드’와도 관련이 있는 패션 스타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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