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5 - 2024 공감그리고 여름 5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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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이 동네는 원래 노포가 유명하지 않아?”


                     “안 그래도 생각했었는데, 이제 그런 데 가면 힘들어. 너무 시끄러우니까 소리치지
                     않으면 말이 안 들린다니까?”


                     우리는 다함께 웃었다. 맞다. 우리도 이제 왁자하게 떠드는 곳에선 기 빨리는 삼십대
                     후반이다.

                     부산으로 내려오는 KTX 열차 안에서 나는 말 그대로 뻗어버렸다. 술기운도
                     있었지만 움직일 에너지 한 톨 남아있지 않았다. 그래도 서울에서 만난 여러 사람과
                     보낸 시간과 대화는 오래도록 떠올리고 싶은 기억이다. 고요하지만은 않았지만

                     과하지도 않았다. 그것은 잔잔한 호수 위의 표면이 잔물결을 이루며 움직이듯
                     조용한 희열이었다. 어떤 이들과는 함께 있어도 혼자 있을 때처럼 고요한 평화를
                     느끼기도 한다. 그런 순간은 어떤 위험도 불안도 없다. 꼭 감정이 눈에 띄게 크게
                     드러날 필요는 없는 것 같다. 잔잔하면서도 클 수 있다. 마음이 조용하게, 그리고
                     고요하게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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