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1 - 2024 공감그리고 겨울 5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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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적이었다는 말을 전해왔다. 왜 감동적이었다는 표현을 하게 되었냐고 물으니 “저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 줘서요. 선생님들께는 저의 귀여운 모습, 짜증내는 모습, 생각하는
                         모습을 다 보여줄 수 있어요.”라고 방긋방긋 웃으며 말해왔다. 그러면서 당당한 어투로
                         “저 이제 장애 예술가예요!”라는 말을 어찌나 자랑스럽게 하던지, 직업훈련반 담당
                         사회복지사로서 여기저기 헤매던 미로에서 또 다른 출구를 찾은 기쁨을 느꼈다.



                         지윤이가 장애 예술 활동 영역에서 활동을 시작할 때 그 길이 평탄하지만은 않았다.
                         호기심도 많고 하고 싶은 것도 많았던 지윤이는 공연 연습하러 가는 길에도 놀러 가고 싶은
                         곳으로 이탈해 부모님과 선생님들을 걱정시켰다. 하지만 결국 무대에 서고 싶은 마음이 더
                         커서 폭우를 뚫고 비에 홀딱 젖어 다시 연습 장소로 나타났다는 말을 들었을 때는 얼마나
                         기특하던지.
                         모든 공연이 끝나고 무대에 참여한 훈련생들의 보호자들이 모인 간담회 자리에서 지윤이
                         어머님이 “저는 모임에서 사람들이 한턱 낼 때 얻어먹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번 그루업
                         프로젝트 공연 이후에는 제가 우리 지윤이 일로 기분 좋게 한 턱 쐈어요.”라고 말씀하실 때
                         다른 보호자분들과 함께 공감의 웃음을 터뜨렸던 기억이 잊히지 않는다. 늘 발달장애인의
                         부모라는 이유로 어디에 가든 양해를 구하고 미안하다는 소리를 반복해야만 했던 일상에서
                         벗어나 이번에는 당당하게 ‘나’를 알리는 무대에 선 자식을 바라보며 웃을 수 있었으니
                         말이다.


                         앞으로도 기회가 주어진다면, 지윤이뿐만 아니라 세상과 소통하고 싶은 모든 장애인과
                         함께, 비록 다소 느리더라도 갈 수 있는 길이 있고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그 길을 함께 찾아
                         걸어가고 싶다.


















                                                이주영
                         동래구장애인복지관 직업재활반에서 성인 발달장애인들의 경제적 자립과 사회화를 위해
                                 직업 적응과 역량개발 훈련을 함께하고 있는 사회복지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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