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3 - 2024 공감그리고 겨울 5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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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부산의 한 대학 연기과 재학시절, 나는 동아리 활동을 통해 수영야류를 접한 후
                         부산의 전통 탈춤에 푹 빠져 있었다. 전통 장단과 춤사위는 항상 신명과 흥으로 새로운
                         자극을 주었고, 동기들과 클럽에서 수영야류 말뚝이 춤을 추고 놀 정도로 전통을 즐겁게
                         향유하던 시절 문득, ‘나는 한국 전통 탈을 쓴 행렬을 데리고 뉴욕 타임스퀘어에서 공연을 할
                         거야.’ 하는 생각이 머리를 스쳤다. 유럽의 전자음악의 강렬한 비트 위에서 춤추는 나그네의

                         이미지는 참 강렬하고 새로웠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2023년 나는 극단 아이컨택의 대표로 공연예술에 푹 빠져있었다. 2월
                         오륜동에서 달집태우기 행사를 했고, 극단 형을 따라 그들의 애프터 파티에 참여했는데,
                         그곳에서 루츠리딤을 발견했다. 한국 전통문화유산을 사랑하고 새롭게 해석하고 있는
                         융복합 전통 트랜스 뮤직 밴드였고, 과감했다. 그리고 나는 연락처를 받고 바로 공연을
                         기획하게 되었다. 그때 눈에 들어온 사업이 바로 부산문화재단 청년예술가 자율기획형
                         사업이었다. 기획과 콘텐츠를 청년의 손에 맡긴다는 사실이 참 매력적이었고, 주저없이
                         신작 프로젝트를 기획하기 시작했다.


                         융복합 댄스팀 킬라몽키즈와 협업하여 세 팀의 컨소시움 형태로 프로젝트팀을 만들게 된
                         것이 틀에디션(Tr-edtion)이었다. 전통(Tradition)의 변형어로 전통을 재해석하고 답습하던
                         틀과 판을 바꾸는 게임체인저가 되자는 신조와 의지였다. 팀 틀에디션은 각 분야의 5-10년
                         경험자를 중심으로 도전을 사랑하는 사람들로 구성하였다. 판소리, 대금, 가야금, 전통타악,
                         힙합, 스트릿, 탈춤 그리고 그 모든 요소를 포용하는 ‘일장춘몽’이라는 매력적인 콘셉트를
                         만들어내었다. 어떠한 제약과 검열이 없는, 모두에게 평등한 광장에서 공연함으로써
                         모두에게 열린 공연을 만들고 싶었던 나는 광안리 해수욕장, 해운대 해수욕장에서의 초연을
                         진행했다.



                         이후 공공기관 및 페스티벌에 초청받았고, 2024년에는 부산탁구세계선수권대회 오프닝
                         쇼에 초청되기도 하며 포트폴리오를 만들어가게 되었는데, 이 시점부터 나는 세계 무대로의
                         진출과 연작 시리즈에 대한 갈망이 마음속에 피어나기 시작했다. 국내 페스티벌 초청
                         공모에 숱하게 낙방하면서 우리가 무엇이 부족한지 여실히 느끼는 순간들이 있었고,
                         공연마다 부족한 점을 채워가며 피드백을 보완했다. 병렬적인 융복합이라는 지적이
                         있었지만, 실력으로 극복하고자 했고, 병렬을 입체화시키는 방향으로 작품의 관점을
                         비틀어내는 작업을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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