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1 - 2024 공감그리고 여름 5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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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보다 더 진짜 같은 가짜로서 실재와 복제 사이의 경계를 희미하게 만든다. 작가의 화성 이미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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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뮬라크르(simulacra) 로서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은 공간을 존재하는 것처럼 만들어놓은 인공물이다.
             우리는 직접 화성을 가보지 않았기 때문에, 보여지는 것을 그대로 믿게 된다. 이런 화성의 이미지는 현실을
             대체하고, 현실은 이미지에 의해 지배받게 되므로 현실보다 더 현실적으로 다가온다. 그렇게 작가의 작업은
             가상과 실제 그 사이의 혼란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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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날의 컴퓨터 그래픽 기술은 정교한 이미지로 상당한 수준의 실재성을 확보하고 있다 . 이재균 작가가
             만들어내는 하이퍼-리얼리티(hyperr-reality)는 현실과 시뮬라크르의 경계를 모호하게 하며, 극실재가

             현실을 대체한다. 오늘날의 시뮬라크르는 흉내 낼 원본도 재현할 사실성도 없는 실재로서, 실재보다 더
             실재 같은 이미지를 산출한다 . 질 들뢰즈(Gilles Deleuze)는 시뮬라크르를 단순한 복제의 복제물이 아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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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립성을 가진 것으로 본다. 또한 들뢰즈는 새로운 공간을 창조해가는 역동성과 자기 정체성을 지닌다고
             한다. 이재균 작가의 이미지도 시뮬라크르로서 실재와 실제가 혼재된 독자적인 현실을 만들어낸다. 그리고
             그는 현실 세계를 살아가는 인류지만, 때로는 가상의 세계 속을 직접 유영하며 퍼포머처럼 행동한다.
             작가는 작품 <퍼서비어런스(Perseverance)>(2022)을 통해 우주에서 생존하기 위한 원초적인 요소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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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여준다 . 그는 직접 행동하며, 닿을 수 없는 세계를 표현한다. 미디어 매체에서 이야기하는 ‘화성에서 살
             수 있다’는 말이 마치 뜬구름 잡는 소리라는 듯, 작가는 우리가 화성에서 살아갈 수 없는 이유를 시각적으로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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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가는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인 일론 머스크(Elon Musk)의 ‘스페이스 X(Space X)’를 주요하게 다룬다 .
             일론 머스크는 뜬구름 잡는 이야기처럼 들리는 우주 산업, 특히 우주여행을 끊임없이 시도하고 있다. 미국
             민간 우주기업인 ‘스페이스 X’는 매스컴에 자주 노출되며, ‘진짜 가능한가?’라는 의문을 자아낸다. 특히, 일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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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머스크의 화성 진출 꿈은 ‘화성 갈끄니까 ’라는 밈으로도 탄생했다. 밈은 사회적 현상이나 이슈를 빠르고
             직관적으로 전달하며, 새로운 문화 현상을 창조한다. ‘화성 갈끄니까’의 의미는 다양한 사회 현상과 맞물려
             의미가 확장되고 있다. 도지 코인(Dogecoin)  가격이 끝없이 오르기를 희망하며 외치거나, 자신이 바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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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언가가 더 높이 상승하길 바라며 외친다. 이는 마치 뜬구름을 바라보며 외치는 것과 같다. 미래를 고대하며
             ‘화성에 갈끄니까’를 외치는 우리는 어떤 허상을 바라고 있는 걸까?







             03   프랑스어인 시뮬라크르(simulacres)는 명사로서 단어 자체 의미로 모방, 모사의 의미이다.
             04   마이클 하임, 가상현실의 철학적 의미, 여명숙 역, 책세상, 2001 참조.
             05   장 보드리야르, 시뮬라시옹, 하태완 역, 민음사, 1992 참조.
             06   이재균 작가 사이트, leejaekyun.com/Newspace-spectacles 참조.
             07   나몰라패밀리의 콘텐츠(2021)에서 탄생한 밈.
             08    도지 코인은 시바견 얼굴이 새겨진 밈 코인(2013)으로, 일론 머스크가 처음으로 도지코인을 언급(2019)하며 가격이 폭발적으로 오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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