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6 - 2024 공감그리고 여름 5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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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에 대하여
인공지능을 향한 접근방법을 만들어 가던 초기에는 지능을 정의하고 지능을 구사할 수
있는 방법을 원점에서 찾아야 했다. 지능을 정의하려는 노력은 지식기반 시스템, 즉 Rule-
based 시스템으로 향하게 되었다.
사람의 논리적으로 생각하는 능력을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만드는 것이었다.
마치, 온도가 올라가면 보일러를 끄고, 온도가 내려가면 보일러를 켠다는 단순한 규칙을
실행하면 자동으로 정해진 온도를 유지하는 난방기를 만들 수 있는 것과 같다. 규칙을
많이 알면 더욱 똑똑해질 것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여기서 한계를 발견하게 되었다. 수많은 rule과 데이터 중에서 어떠한 상황에서
필요한 가장 적절한 것을 찾는 것이 너무 어려웠다. 나아가 더 큰 문제는 컴퓨터를 위해
우리가 보는 세상의 모습을 말로 표현해 주어야 하는데, 이는 추상화가 필요한 일이기
때문에 필요한 맥락을 놓치기가 쉬웠다. Rule을 만들거나 데이터를 만들 때 이름을
짓는 것과 같이 ‘표현’을 만들어야 한다. 사과를 사과라고 하고, 의자를 의자라고 하듯이
대상을 놓고 그것을 말로 써 내야 하는 것이다. 사과 실물을 보고 ‘사과’라고 쓰는 것은
쉽지만, 내가 일생에 걸쳐 가지고 있는 사과에 대한 그 모든 경험은 글로 모두 써 내는
것은 불가능하다. 지식기반 시스템은 상황과 관계에 따라 다이나믹하게 의미가 발현될
수 있다는 것을 따라가지 못하는 경직된 구조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지식기반
시스템은 좁은 영역에서는 잘 작동하며 컴퓨팅 환경 곳곳에 스며들어있다.
요즘의 인공지능에서는 사람의 신경망을 참고하여 만든 딥러닝에 의한 방법이 큰 성과를
보이고 있다. 챗GPT와 같은 놀라운 능력을 보여주는 최근의 인공지능이 그 연장선에
있다. 사람의 신경 하나 하나는 비교적 단순한 계산을 수행하는데, 수많은 신경이
서로서로 연결되어 데이터를 기억하거나 복잡한 일을 할 수 있게 된다. 우리가 쓰는 인공
신경망은 수학 공식으로 떨어진다. 이 수학 공식을 컴퓨터에서 코딩하여 실행시키게 된다.
한편, 지식기반 시스템이나 딥러닝 시스템은 컴퓨터 속에서 계산만 하는 지능이다. 사람의
머리 안에서 실행되는 기능만 추려서 프로그램으로 만들어 컴퓨터에 넣었다. 몸이 없는
것이다. 과연 사람이 지능적이라는 점에 있어서 몸의 역할이 없을까? 우리 몸이 다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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