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9 - 2024 공감그리고 여름 5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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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 인구는 얼마?
                                          지구촌 나라 개수는?
                                          지구촌 언어 개수는?










                         ‘금발머리 내 동생’으로 초등학교 강연을 할 때, 학생들에게 던지는 질문이다. 생업이 바쁜
                         어른들은 쉽게 답하지 못하는데, 학생들은 제법 정답과 가깝게 말한다. 우리 아이들이 지구
                         촌에 관심이 있다는 게 다행스럽다. 인류가 경계 없이 서로 어울려 살아야 한다는 걸 아이
                         들이 이미 알고 있다. 어른들은 선을 긋고 편을 나눈다. 그 영향을 받은 아이들 역시 교실 안
                         에서 편을 나누고 힘을 겨루는 모습을 종종 본다. 하지만 아직 아이들은 완전히 물들지 않
                         았다. 언제든 마음을 열고 나와 다른 것들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다. 우여곡절을 겪기
                         는 하지만, 생김새가 다르고, 언어가 어눌한 친구들도 함께 품어준다. 그래서 희망이 있다.


                          ‘금발머리 내 동생’은 나에게 동화작가라는 타이틀을 달아준 동화책이다. 2019년 부산문화
                         재단의 지원을 받아 세상에 나왔다. 다문화 아이들의 고민과 어려움을 담은 4편의 단편을

                         묶은 책이다. 엄마의 재혼으로 금발머리 동생을 갖게 된 하나, 무슬림이라는 정체성을 지키
                         기 위해 돼지고기를 먹지 않는 모함마드, 과거 피부색이 까맣다는 이유로 케냐 친구를 괴롭
                         혔던 걸 미국으로 이사 간 후 반성하는 유석이, 고향에 사랑하는 할머니를 둔 몽골 소녀 알
                         리마가 등장한다. 우리 아이들이 이들의 입장이 되어 봤으면 하는 바람으로 썼다. 왜 서로
                         다른 문화를 존중하며 함께 어울려 살아야 하는지 자연스럽게 깨닫게 되기를 기대했다.


                         이 이야기들의 씨앗은 부산영어방송 라디오 다큐멘터리 ‘타렉 쿠히 형제의 꿈꾸는 바이올
                         린’에 구성을 맡아 다문화 아이들을 직접 만나면서 생겨났다. 조금 다른 외모, 서투른 언어
                         등 다양한 배경과 사연을 가진 아이들이지만 그들은 그냥 한국인이었다. 색안경을 끼고 보
                         면 달라 보이지만, 조금만 관심을 갖고 들여다보면 그냥 우리 아이와 똑같은 그 또래 아이
                         들일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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