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0 - 2024 공감그리고 여름 5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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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부산이 ‘인구 소멸 위험’ 단계에 돌입했다고 한다. 부산의 합계 출생률은 0.66. 저출
           생과 초고령화는 당장 코앞의 문제가 되었다. 정부와 부산시는 결혼이주를 비롯해 해외 인
           재 유입 등 해외에서 인구를 유입하는 방법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앞으로 우리 사회에서 다

           문화 비중이 높아질 것은 자명하다. 다문화 유치를 그냥 인구 부양책으로만 생각할 것이 아
           니라, 마음으로 그들을 품어야 한다. 부산이 그들의 입장에서도 살기 좋은 도시가 된다면, 우
           리 사회는 다양성을 가진 역동적이고 풍부한 문화도시가 될 것이다.


           일본은 30년 전에 저출생, 다문화 갈등 등 우리가 겪고 있는 문제를 경험했다. 물론 지금도
           인구 위기로 고민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그래서인지 일본에서 ‘금발머리 내 동생’에 관심
           을 가진 모양이었다. 일본 유니에이전시를 통해 출판사로 문의가 왔다. 내 책이 일본 독자들
           을 만날 수 있다니…. 처음 일본 출판 소식을 들었을 때 가슴이 떨렸다. 한편으로 해외 출판
           이 그리 멀리 있는 일은 아니구나 싶었다. 관련 기관은 해외 판권 수출 정책을 보다 적극적
           으로 추진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본어판 책은 신일본출판사를 통해 출간됐다. 표지는 양장본으로 고급스러워졌다. 재밌는
           건, 제목 ‘금발머리 내 동생’에서 ‘여동생은 금발머리’로 바뀌었다는 점이다. 한국어와 미묘한
           뉘앙스 차이를 반영한 결과이리라. 일본에 사는 동생이 서점에서 책을 사 회사 동료에게 선
           물했다는 소식을 전해 왔다. 동생에게 자랑스러운 언니가 되어 뿌듯했다.


           ‘금발머리 내 동생’이 이렇게 확장될 수 있었던 기반이 바로 부산문화재단의 지원이었다. 품
           고 있던 이야기를 책으로 발간할 수 있었던 토대를 마련해 준 것이다. 혹자는 부산문화재단

           이 여러 작가에게 소액을 나눠 지원하는 현재의 방식보다 흥행 가능성이 있는 작가에게 전
           폭적으로 지원하는 게 더 효과적이라고 주장한다. 일리가 있는 얘기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렇게 되면 누군가는 소액으로 작가가 될 수 있는 기회를 박탈당한다. 소액 다 지원과 집중
           지원, 투 트랙으로 가는 건 어떨까?


           올해 부산문화재단의 지원으로 한 권의 책이 더 독자들을 만난다. ‘별이와 북극여우(가제)’라
           는 동시집이다. 짧은 글 안에 아이들의 마음을 담고자 노력한 결과물이다. 그동안 동화책을
           몇 권 출간했지만 동시집은 처음이다. 부산문화재단이 나에게 동시작가라는 타이틀도 달아
           주는 것이다. 고맙고 또 고마운 일이다. ‘별이와 북극여우’로 아이들을 만날 생각에 벌써 마
           음이 설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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