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7 - 2024 공감그리고 여름 5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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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표회를 앞두고 직접 여섯분의 연주자분들과 만나 연주해볼 때는, 내가 원하는 분위기를
                         말씀드리면 그대로 척척 표현해 연주자님들께 감사함이 저절로 느껴졌다. 특히 리코더
                         연습을 자꾸 틀리는 부분을 재미있게 표현해주셔서 들을 때 마다 웃음이 났던 기억이 있다.



                         그렇게 음악을 만들고 나서 약간의 아쉬움이 느껴졌다. 곡이 아닌 가사가 있는 노래를 만들
                         고 싶었기 때문인데 그때 엄마가 푸슈쿵을 해보는 건 어떻겠냐고 물어보셔서 선뜻 알겠다
                         고 대답했다.


                         푸슈쿵의 수업은 두 타임으로 나뉘었는데, 앞 타임에서는 직접 노래를 부르고 음악의 분위
                         기와 멜로디를 정했다. 멜로디를 정하는 것은 악기를 연주해 보거나 오선지에 그리는 대신,
                         벽에 오선지 모양의 천을 붙여 놓고 원하는 곳에 작은 공을 음표처럼 붙이는 방식이었다.
                         두 번째 수업에서는 주로 게임을 하고 즐거운 기분으로 가사를 썼다. 친구들, 언니들과 캠
                         퍼스 D 중간 마당에서 게임을 하다보면 누가 술래인지 몰라 내내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 푸
                         슈쿵 1기때부터 참여했다던 6학년 언니들은 4학년이던 그때의 내가 닮고 싶은 모습이었다.
                         푸슈쿵 발표회가 다가오자 곡을 만들고 가사를 짓는 것 말고도 다른 작업을 했다. 별도의
                         녹음실에 들어가 녹음도 하고, 합창곡도 연습했다. 우리동네의 장영실 과학동산을 방문하
                         여 만든 합창곡의 가사는 2년이 지났는데도 아직 잊히지 않고 생생하게 기억이 난다. 발표
                         회를 할 때, 다른 저학년들이 만든 곡들도 들어 볼 수 있었고, 내가 만든 노래를 내가 직접
                         부르니 가수가 된 기분이었다.


                         나는 2년 동안의 토요일을 바쁘게 보냈지만, 꼬작과 푸슈쿵에 참여한 것을 절대로 후회하
                         지 않는다. 그 수업들은 지금의 내가 음악을 감상하며 상상해 볼 수 있게 해 주었고, 중학년

                         때의 멋진 추억을 선물해 주었다. 새로운 사람들을 많이 만나게 해주었고 생각을 표현하는
                         방법은 글만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도 깨달았다.


                         올해 3학년이 된 내 동생은 자기도 푸슈쿵을 하고 싶다고 벌써 몇 년째 노래를 부르고 있
                         다. 아마 내년부터는 내동생에게도 잊지 못할 경험이 생길 것이다. 엄마아빠의 카톡 프로필
                         과 릴스로 재생되는 ‘내 음악’이라는 멋진 추억이 말이다.







                                                이가온
                                    수박과 냉모밀, 워터슬라이드를 좋아하는 여름아이.
                                   합창단과 우쿨렐레로 음악적 토요일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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