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0 - 2024 공감그리고 여름 5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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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소리연구회 소리 숲’이라는 음악 단체와 기획사 대표로 전통음악을 바탕으로 한 새로운 장르를
본격적으로 모색하기 시작했다. 제일 먼저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음향 회사인 돌비 본사에 초청 연주회를
하게 되었는데, 고심 끝에 바이올린 연주자와 궁중음악, 클래식 원곡 연주를 처음으로 시도했다. 바이올린
연주자는 궁중음악의 대금 선율을 연주하며 미분음의 미묘한 차이를 익히며 정통 국악 원곡 연주에 처음
도전했다. 클래식은 클래식으로 통한다고 했던가? 호흡이 점점 맞아가며 함께 노래를 부르는 듯 연주하는
즐거움을 느끼는 순간이었다. 연주 후 돌비 인터뷰를 통해 공식 블로그에 연주 기사가 실리기도 했다.
2015년에는 서울 M극장의 ‘바람의 합주’ 공연에서 피리, 바이올린, 피아노 트리오 편성으로 라벨의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 연주를 비롯해 바이올린과 궁중음악 ‘수제천’ 이중주, 바리톤과 ‘투우사의 노래’,
드럼과 태평소 시나위의 원곡 연주를 시도하였다. 이 공연으로 그해 한국예술평론가협의회 심사위원 선정
특별 예술가상을 수상했다.
이후 현대무용 작품 ‘붉은 가면의 진실’의 음악감독으로 피리, 바이올린, 피아노 편성으로 생상스, 쇼팽,
슈베르트, 할보센 곡을 직접 연주하며 양악기와 국악기가 이루어 내는 절묘한 음색이라는 무용평론가의
평을 듣기도 했다. 이러한 클래식과 현대무용의 콜라보 작업은 계속되었고, 2017년에는 체코비르투오지
오케스트라와 협연으로 베토벤 ‘월광소나타’, 비발디 ‘사계’, ‘아리랑’을 현지에서 녹음하고 <피리, 클래식을
만나다>라는 음반을 발매했다. 국악기 연주자가 해외 현지 오케스트라와 클래식 원곡 연주는 아마
처음이었을 것이다. 이 음반의 장르 분류에 대한 의견이 분분했던 기억이 난다. 불과 십 년 전만 해도 이러한
낯선 시도에 긍정적인 시선보다는 의아한 시선이 많았던 것을 생각해보면 지금은 다양한 장르의 콜라보
연주가 더 이상 연주자나 관객들에게도 낯설지 않게 된 것은 정말로 다행스럽고 기쁘다.
2019년도에 대구 수성아트피아에서 열린 ‘수성월드뮤직페스티벌’에 한국 아티스트로 초청되어 연주할
작품을 구상하면서 처음으로 DJ 프로듀서와 EDM장르를 콜라보하게 되었다. 한국인의 흥을 세계와
소통하고자 기층음악인 농악을 현대적으로 풀어내어 농악에서 유일한 선율악기인 태평소와 나머지
타악기 사물 역할은 디지털 사운드로 대체해 ‘쾌지나칭칭’, ‘아리랑’ 등을 연주하며 신명 나는 판을 열었다.
이러한 DJ 프로듀서와의 작업으로 2020년 디지털 싱글 <ABAMAMA>, 2022년 <Till The Sunrise>를
해외레이블에 발매하였고 지금도 작업은 진행 중이다.
서양의 작곡 어법에서 전통음악의 색깔을 녹여내는 서양 작곡가와의 콜라보로 피리와 하프, 피리와 전자
음향, 피리와 클라리넷, 플루트 앙상블 등 새로운 창작곡 초연도 꾸준히 발표하고 있다. 2018년부터
부산에서 활동을 시작하면서 BeFM 부산영어방송, TBN 부산교통방송, 부산 MBC 라디오 국악코너 진행을
통해 전통음악과 더불어 현재 다양하게 시도되는 새로운 국악곡을 청취자들에게 전하며 대중들과
소통하고 있다. 부산영어방송의 시보음악을 종묘제례악 태평소 선율로 제작하기도 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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