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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아카이빙 프로젝트 소개

글 임희정(감만창의문화촌 입주작가, 회화) 사진 이유진

“기억을 기록하고 쌓아가는 예술적 아카이빙의 여정”

일상을 기록하고 그림으로 남기는 이유진 작가만의 조형 언어는 단순히 사적인 기록이 아니라, 동시대 그림 작가로서의 삶을 축적하고 ‘공동체’와 ‘지금-여기’를 고스란히 담고 있었습니다. 부산 주례의 북 스튜디오 ‘공공북스’에서 열린 이유진 작가의 스몰 개인전 <실 같은 감사와 사랑>을 관람하고, 작가님을 만나 작업과 아카이빙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마음을 지나가는 크고 작은 이야기를 그림으로 기록하는 이유진입니다. 그림책 『오늘은 웃으며』, 『마음이 작아져도 한다』, 『콩콩콩』 등을 쓰고 그렸습니다. 지금은 자연을 관찰하고 마음을 살피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매일 조금씩, 할 수 있는 만큼 기록하고 수집한 것들이 쌓여 지금의 전시로 이어지게 되었습니다.

작가 인스타그램 https://www.instagram.com/costume82

현재 진행 중인 전시 <실 같은 감사와 사랑>은 아카이빙적 성격이 있는 전시로 볼 수 있을 것 같은데, 이번 전시는 어떤 의미와 목적을 가지고 진행되고 있나요?

느슨한 작가협회에서 작가들이 작게 개인전을 열고 있어요. 저는 개인적인 이유로 작업을 멈췄던 시기에 자연을 관찰하고 기록하며 수집한 시간을 이번 전시에서 보여드리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헛된 시간은 없다’는 생각과, 멈춤의 시간도 필요하다는 앎을 담아낸 공간이기도 해요. 시간을 기록하면서 자연스럽게 감정의 변화도 알게 되었어요. 멈췄지만 멈추지 않았던 거죠. 터널 속을 지나고 있다면, 눈앞의 작을 별을 보고 한 걸음씩 나아가자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습니다.

[작업 및 전시 사진 1 placeholder]
[붉은 박스 placeholder]

일상을 기록하고 그림으로 남기게 된 계기는 무엇이며, 그 과정에서 특히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은 무엇인가요?

『맨발이 일기』라는 독립출판물이 있는데요. 의뢰 들어오는 일러스트 일이 없을 때, ‘내가 나에게 의뢰한다’는 마음으로 일기를 그렸어요. 스스로 무언가를 해야 다른 곳으로 연결될 수 있다는 것을 경험하며, 차츰 습관이 된 것 같아요. 그리고 일정량이 모이면 정리하거나 책으로 만들거나, 전시를 통해 비우는 과정을 거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이렇게 기록과 정리, 비움의 과정을 거쳐야 비로소 지속할 수 있더라고요.

기록을 남기는 과정에서 ‘무엇을 선택해 담을지’에 대한 기준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작업하며 꾸준히 수집할 수 있는 관찰의 대상이어야 하지 않을까요? 아파트 단지, 동네 산책길, 도심 속 자연이 있는 공간의 자연물이 대상이었는데요. 기록을 시작할 때 무엇에 관심과 가치를 둘지 알기도 하고, 작업을 진행하며 점점 더 알게 되기도 합니다. 요즘은 특히 마음, 감정, 내면의 대화에 집중하며 담고 있습니다.

이렇게 개인적인 경험을 기록하면서도, 그것이 다른 사람이나 사회의 기억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느끼시나요?

어려운 질문이네요. 저 같은 경우에는 10년, 20년 이상 쌓이면 가능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화명 기록관 ‘마을을 담는 집’에서 본 전시에서는 한 할아버지가 평생 기록한 평범한 일기가 그 시대의 모습을 알려주었습니다. 또 빨간집 출판사에서 제작한 『사소한 기억, 어쩌면 모두의 이야기_거제 4동 마을 기록화 프로젝트 2021』 책에 표지 작업을 했었는데요. 개인의 이야기가 모두의 이야기가 된다면 사회의 기억이지 않을까요. 이어진다고 느낍니다.

[작업 및 전시 사진 2 placeholder]

만들고 싶은 ‘아카이브로서의 작업’은 어떤 모습일까요?

그림일기, 드로잉, 편지 형식에서 다른 변화를 주고 싶은 마음이 있고요. 시각에서 다른 감각들을 공감각적으로 나타낼 수 있으면 좋겠어요. 아마 천천히 진행되지 싶습니다. 또 변할 테고요.

앞으로의 작업 계획이 있나요?

일상의 기록이 창작으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나의 시선을 거둬들이지 않고 꾸준히 자연을 관찰하고 마음을 살펴 사랑과 감사의 파동을 주고받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