앝 ART! 부산한 예술생활

들어가는 글

나에게 '기록'이란?

글 이은정

나에게 ‘기록’이란 애착이다. 누군가의 눈길을 기다리는 것들은 기록으로 견딜 수 있다.

- 김가이(모퉁이극장 PD, 『도시의 속살』 저자 (냥이의야옹, 2021))

내게 ‘기록’은 구명조끼다. 글쓰기라는 망망대해에서 맥없이 가라앉을 때 나를 떠오르게 한다.
이 막막한 바다가 어디에 닿을지 모르지만 끝끝내 나를 헤엄치게 한다.

- 김경화(동화 작가 『나의 다정한 종이 비행기』 글 (한솔수북, 2025))

예술은 끊임없는 시도 속에서 태어나고, 기록을 통해 이어집니다. 이번 예술인 생활 안내서 7호는 “기록을 품은 아카이빙, 흐르는 예술”이라는 주제로, 예술가에게 기록과 아카이빙이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살펴봅니다.

‘기록’은 예술가의 시작점에 가깝습니다. 작품을 준비하며 남긴 문장, 리허설에서의 움직임, 손끝에 스친 감정까지. 모든 것이 창작의 기억이자 흔적이 됩니다. 그리고 그 기록들이 모여 하나의 맥락을 이루는 순간, ‘아카이빙’이 시작됩니다.

아카이빙은 단순히 결과물을 보관하는 일이 아닙니다. 예술의 과정과 시간, 관계의 결을 함께 엮어가는 일입니다. 어떤 장면을 남기고 무엇을 흘려보낼지는 예술가의 시선과 감각에 따라 달라집니다. 그렇게 쌓인 조각들은 다시 다른 예술로 흐르고, 다음 창작의 씨앗이 됩니다.

이번 호에서는 아카이빙의 개념과 역할을 살펴보고, 그것이 사회적 가치와 어떻게 맞닿는지를 살펴봅니다. 또, 각자의 자리에서 기록을 이어온 예술가들의 이야기를 전합니다. 기록은 ‘흔적을 남기는 일’이 아니라, ‘다시 이어지게 하는 일’입니다. 이번 호가 예술가 각자의 여정을 스스로 설계하고, 자신의 예술을 새롭게 바라보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책과 노트 일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