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8 - 2024 공감그리고 봄 5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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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비엔날레나 팀 프로젝트, 개인전 등을 통해 많은 작품을 보여주셨잖아요. 음반 발매를 하신 적도
           있고요. 그중에서 특별히 애정이 많이 가거나 기억에 남는 작품을 꼽는다면 어떤 작품일까요?


           만영    2014년쯤 지리산 아트 프로젝트에 참여한 적이 있어요. 당시 참여작가들의 작품이 성당,
           사찰 같은 종교시설에 전시됐었는데요, 제 작품은 남원에 있는 ‘실상사’라는 사찰에 전시됐었어요.
           그때 제가 내놓은 작품 중에 비닐하우스 안에서 녹음한 소리가 있어요. 녹음기를 들고 녹음을 하다가

           비가 내리기 시작해서 비를 피하려고 급히 비닐하우스로 뛰어든 날이 있었는데,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죠.
           비를 피하려고 비닐하우스로 안으로 들어왔는데, 비닐하우스 안은 비가 소리가 되어(소리비) 내리고 있다는.
           비는 안 맞았지만 그 소리가 제 피부를 적시는 것 같은 기분이었죠. 그때 느낀 감정은 말로 다 못해요.
           어떤 소리인지 궁금하시죠? 제가 정식으로 발매한 앨범 <소리비 실상사 사운드 스케이프>를 통해 들어보실
           수 있어요. 7번 트랙(비를 피해 비닐 하우스로, 그리고 소리비)입니다.


           어떤 소리인지 궁금한데 앨범이 전부 품절이네요?  재판매해주시길 기다리고 있겠습니다(하하). 최근 어떤

           작업을 하고 계신가요? 제가 듣기로 요즘 GPS 기술에 관심이 많으시다고 들었거든요.

           만영    자연에서 얻은 데이터값을 이용한 사운드 작업에 집중하고 있어요. 이때 GPS 기술을 활용하죠.

           우리 귀에는 들리지 않지만 사실 자연에는 많은 소리가 내재되어있거든요. 그 소리를 뽑아서 표현하는
           거예요. 제가 참여했던 <절영로 프로젝트>를 예로 들어볼게요. 지금의 영도 지형이 만들어지기까지 바다와
           육지 사이에는 무수히 많은 상호작용이 있었을 거잖아요. 그 경계에 많은 소리가 담겨있을 거란 생각을
           했어요. 그 소리를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그 상호작용이 일어났을 장소의 숫자로 표현되는
           위치 데이터(GPS 데이터)를 수집해보기로 했죠. 직접 해안가를 답사하며 데이터 값을 찾고, 길이 끊겼을

           때는 잠수복을 입고 바다로 뛰어들어 해안 라인의 정확한 GPS 값을 찾기도 했어요. 그 값을 토대로 컴퓨터
           사운드 프로그램, 미디 프로그램 등을 사용해서 음악을 만든 거죠. 요즘도 자주 바깥을 돌아다니곤 하는데요,
           작년엔 주로 서해안 쪽을 찾아다녔고 최근엔 여수에도 다녀왔네요.


           작품활동 외에도 다양하게 활동하시잖아요. 무대미술을 하신 적도 있고, 아이들을 위한 교육프로그램도
           꾸준히 진행하고 계시다고요.


           만영    제가 설치미술을 하는 사람이다 보니 무대공간을 꾸미는 일도 했던 적이 있었죠. 무용이나 연극,
           국제행사 무대까지 만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요즘은 아이들 교육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데에 시간을 많이
           써요. 부산문화재단, 국립부산과학관이 함께 하는 교육사업에도 참여한 적이 있어요. 예술과 과학이

           융합되면 어떤 형태가 나올까, 그런 실험적인 시도를 하는 거였죠. 아까 데이터값으로 음악을 만드는 것에
           대해 이야기드렸죠? 그것도 아이들 교육에도 활용하고 있어요. 작업실 야외에 날씨 데이터를 수집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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