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2 - 2024 공감그리고 봄 52호
P. 52
‘내 곁에 있어줘요’라는 곡이었다. 선곡의 이유는 간단한데 코드 4개만 알면 연주가 가능했기
때문이다. 첫 합주 일정을 잡고 시작한 첫 합주는 개성 가득한 한 사람 한 사람이 만들어
내는 소리답게 정말 제각각이었다. 무조건 풀어야 하는 엉킨 실타래를 만난 기분이었지만
즐기는 마음으로 첫 합주를 했다.
존레논의 imagine을 두 번째 합주곡으로 연습하며 매주 모여 기량을 닦던 우리는 조금 더
강력한 동기 부여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그래서 공연을 해보기로 결정하고 우릴
섭외해 줄 곳을 찾아 다녔다.
그러던 중 문화다양성 10주년을 기념하는 자리에서 첫 공연을 하게 되었다. 하지만 아쉽게
도 나는 개인 사정으로 참여를 못해 아쉬움이 가득 남았다.
이후 부울경 비치코밍 투게더에 초청 받아 공연을 준비하며 싸이의 ‘예술이야’를 밴드 사운
드로 커버했었는데 곡을 선곡할 당시 “우리가 함께하는 모든 순간이 예술이다”라는 의미를
전하고 싶었던 마음이 떠오른다.
돌연 보컬의 퇴사 소식으로 인해 밴드에 한 번의 위기가 찾아왔지만 새로운 보컬을 영입
하며 지도점검의 시즌2가 시작되었다.
하반기가 될수록 각자의 업무가 바빠서 모이기 힘든 날도 있었지만 모이면 여전히 즐거운
시간이었다. 새롭게 피아노를 맡았던 박모 선생님은 피아노를 쳐본 적이 없던 왕초보였는
데 점심시간마다 감만 사랑방에 있는 피아노로 합주곡을 연습하며 합주를 준비해오는 열정
가득한 모습을 보였다. 열정에 기름 붓기라는 표현처럼 팀원들에게 동기부여를 확실하게
해주는 시간이었다.
이후 지도점검 단독 공연을 추진하기로 결정하고 본격적인 단독 공연 준비를 시작했다.
30분 공연을 목표로 곡을 정하고 각자 파트를 익히며 연주를 가다듬고 서로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각자의 소리를 찾아가는 시간을 통해 어색하고 투박하지만 지도점검만의 사운드
를 만들어 볼 수 있었다. 이 과정에는 경험해 보지 않으면 느낄 수 없는 희열이 있었다.
내 소리만 듣는 것이 아니라 밴드라는 공동체 안에서 내 소리가 어떻게 나는지, 그리고
내 소리가 음악으로 들리는지, 다른 사람은 어떠한 소리를 내는지, 귀 기울이지 않으면 그냥
5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