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1 - 2024 공감그리고 겨울 5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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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해요. 그렇게 구상을 마치면 등장인물들의 주요 캐릭터를 스케치하는 작업을 합니다. 그림을 잘 그리는
             편은 아니지만, 캐릭터의 얼굴을 제 방식으로 그리다 보면 등장인물의 이미지를 현실적으로 구체화하는 데
             큰 도움이 되더라고요. 저에게 창작이란 방대한 준비와 구체적인 실행의 반복 과정인 것 같아요.



             동화란 어린이들에게 직접적인 교훈을 전달하기보다 어린이들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이러한 관점을 동화 창작에 어떻게 반영하고 있으신가요?

             미란      세상의 변화를 완성하는 마지막 단계는 어른들의 몫일 수 있지만, 그 변화의 중심에는 어린이들의
             동심이 있어요. 동심은 단순한 순수함이 아니라, 타인의 감정을 이해하며 타인을 친구로 받아들이려는
             마음이에요. <내겐 소리로 인사해 줘>에는 시각장애인과 비장애인 어린이들이 서로의 다름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모습을, <투명한 아이>에는 친구들이 상상 놀이를 통해 미등록 이주 아동인 ‘눈’에게 ‘우주
             시민증’이라는 신분증을 만들어주는 이야기를 담았어요. 비록 놀이에 불과하지만, 그 안에는 불공평한
             현실을 상상력으로 뒤집고자 하는 메시지가 담겨 있어요. 동심에서 비롯된 연대와 공존의 감각이 더 나은
             세상을 상상하고 변화의 방향을 제시할 수 있기를 바라며, 저는 동심을 작품 속에 녹여낼 뿐이에요.


             작품 속에서 어린이들이 겪는 문제나 갈등을 다룰 때 현실적인 문제와 상상력 사이의 균형을
             어떻게 조화롭게 표현하시나요?


             미란      동화에서 상상력은 현실 도피의 수단이 아니라, 현실을 새롭게 이해하고 변화의 가능성을 만드는
             힘으로 작용해요. 저는 작품에서 현실적인 문제를 기반으로 하되, 상상의 요소를 통해 어린이들이 문제를
             새롭게 바라보고, 예상치 못한 해결책을 발견할 수 있도록 유도합니다. 특히 작품의 초점이 지나치게
             논리적이거나 교훈적이지 않도록 주의하면서, 어린이들이 작품 속에서 자연스럽게 감정을 느끼고 상상력의
             세계를 펼칠 수 있도록 늘 고민하고 있습니다.



             작품 활동 이외에도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특강이나 글쓰기 프로그램, 작가와의 만남 등
             독자들과 소통하는 시간을 많이 가지시는데 그 이유가 있으실까요?

             미란      저는 제가 알고 있는 이야기를 다른 사람에게 쉽고 재미있게 전달하는 일을 무척 좋아해요.
             그래서인지 독자와의 만남 자체가 제게는 소중한 소통의 창구가 되는 것 같아요. 한 번은 어린이 독자 중
             한 명이 “동화작가는 왜 존재하나요? 돈도 안 되고, 물건을 만드는 것도 아닌데요?”라는 질문을 던진 적이
             있어요. 순간 당황했지만, “동화가 없다면 우리의 삶은 너무 외롭고, 춥고, 견디기 힘들 거예요.”라고 답했던
             기억이 나요. 잊고 지내던 어린 날의 제가 떠오르면서, 동화가 꿈과 희망을 전하는 중요한 연결고리가 된다는
             평소 생각에 다시 한번 확신을 갖게 된 순간이었죠. 독자와의 소통은 창작자로서 성장하고 영감을 얻는

             과정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앞으로도 독자들과 만날 수 있는 소통의 장을 마련해 나갈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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