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1 - 2024 공감그리고 겨울 5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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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림시장에서 발견한 예술의 힘



             김보경 작가는 1970년대 대티터널 공사로 인한 강제 이주
             정책으로 형성된 사하구 장림동의 장림시장에서 폐업한 식
             당을 체험 공간으로 삼았다. 2년 전 화재로 폐쇄된 이 공간
             은 쓰레기와 먼지로 가득했지만, 작가는 그곳을 “예술은 특
             별한 것이 아니라 누구나 일상 속에서 창조의 주체가 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담은 장소로 탈바꿈시켰다. 장림동 주민
             들과 시장 상인들이 그린 작품들이 전시되던 날, 한 할머니
             께서 자신이 그린 그림을 자랑하며 흐뭇해하시던 모습이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에 남는다. 비록 짧은 시간이었지만,
             예술이 한 사람의 삶에서 특별한 경험으로 꽃 필 수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모래시계가 내게 주는 치유


             김덕희 작가는 사하구 다대포 몰운대 끝자락의 빈집을 작업
             공간으로 선택했다. 그 집 옆에는 시멘트 담장을 사이에 두
             고 큰 목재공장이 우뚝 서 있고, 멀리 보이는 작은 바위섬 위

             엔 낚시하는 사람들이 한가롭게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간간
             이 불어오는 바닷바람은 평화로운 풍경에 여유로운 느낌을
             더해주었다. 작가는 집 안을 모래로 가득히 채웠고, 발을 디
             딜 때마다 마치 부드러운 눈을 밟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나
             는 고요한 모래 방 안에서 지나온 시간 중 기억하고, 기록하
             고 싶었던 순간들을 모래시계로 만들었다. 아직도 그 모래시
             계를 볼 때면, 그때의 나로 돌아간 듯한 기분이 들며, 소중했
             던 순간들이 영원히 간직되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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