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3 - 2024 공감그리고 겨울 5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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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 흔적, 소리 산책
정만영 작가는 부산 동구 초량동에 위치한 1960년대에 지
어진 2층 양옥을 전시 공간으로 소개했다. 이 집은 대부분
의 내장재가 사라지고 콘크리트 구조만 남은 채, 고층 아파
트와 재건축 건물들에 둘러싸여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
고, 이 공간은 여전히 당시 가족들의 흔적을 고스란히 간직
하고 있었다. 두 개의 아궁이와 지하의 족욕탕, 맷돌은 마
치 시간의 조각처럼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작가는 ‘촉각적
소리 산책’을 통해 시각적 경험을 넘어, 우리가 일상에서
쉽게 지나칠 수 있는 소리와 공간의 관계를 깊이 탐구할
기회를 제공했다. 올해 부산비엔날레의 전시 공간으로 사
용된 이 집은 ‘초량재’라는 새로운 문화공간으로 변모했다.
이 공간이 품고 있는 오래된 이야기들이 새로운 문화적 생
명력을 얻어 더 많은 사람과 공유되기를 기대한다.
비대면 상황 속에서 진행된 1인 맞춤형 문화예술교육 <빈방의 서사(敍事), 다섯 가지 이야기>는 작가들이 선
택한 각기 다른 공간을 통해 과거와 현재, 그리고 사람들의 기억과 감정을 불러일으키며, 나를 포함한 186명
의 참가자에게 자신만의 특별한 의미를 발견할 수 있는 소중한 시간과 경험을 안겨주었다.
이 자리를 빌려 함께해 주신 다섯 분의 작가님들께 다시 한번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이 글을 읽고 계시는 여
러분께서는 부산문화재단 컬쳐튜브를 통해 <빈방의 서사(敍事), 다섯 가지 이야기> 영상을 꼭 감상해 보시
기 바란다.
끝으로, 4년 3개월 동안 함께한 부산문화재단 식구들에게 변함없는 응원의 마음을 전하며, 모두의 일상이 예
술로 가득한 행복한 날들로 채워지길.
신나리
자기소개가 제일 어려운 INTJ입니다. 언젠가는 제대로, 멋지게 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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