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7 - 2024 공감그리고 봄 5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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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국교가 다시 이루어지는 1965년 전후로 속초 등지에서는 일본식 제법으로 변형된
                           명란젓을 일본으로 수출하는 일이 이루어지기 시작하며 중앙수산검사소(영도)에서는
                           일본 홋카이도의 수산검사소의 제조법을 검사의 기준으로 삼게 된다.


                           요컨대, 부산(F, P, B)에서의 식재료의 이동과 변형의 과정은 갈등적 에너지를 창조적으로
                           재구성하는 과정이자 로컬의 형질변화에 맞물려 있음을 이해하도록 만든다.
                           달리 말해, 일본인, 피난민, 향도이촌 혹은 도시유이민의 급증으로 폭발적으로 확대된
                           부산의 내력과 이력은 고정된 정체성으로 ‘부산’을 규정하기보다 항상 새로운 역사적
                           조건과 부대낌으로써 부산‘들’을 재구성하고자 했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이 과정은 여러

                           역사적 장소와 경험을 혼종적으로 담아내는 것이면서 다른 로컬의 역사와 경험에
                           접속하고 연결하는 것이기도 했다. 오직 하나의 발전 회로만을 지고의 선으로 강제하는
                           지배적 논리가 차이를 차별로 위계화하는 과정이라면, 그 속에서 다종다양한 삶이
                           공존하는 ‘힙’이 나타날 도리가 없음은 두말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그러므로 부산들을
                           꾸려온 이질적이고 복합적인 역사적 지층이 부산들의 미래를 안내해주리라.



































                                                김만석
                          2005년 조선일보 미술비평으로 등단했고 2018년 광주비엔날레 큐레이터로 참여했다.
                        반년간지 <문학/사상>의 편집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역사적 해양문화론을 연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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