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4 - 2024 공감그리고 봄 5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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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조선화폐를 남조선에 유입시켜 남조선 경제를 교란시키는 악질선원 及(급)
이 사실을 탐지함을 기화로 그 선원에 협박하야 삼십여만원을 강탈 착복한
모청년단원이 드디어 거 팔일 경 부산역서에 일망타진되였다.
즉 본적 제주도 대정면 가파리 238 주소 부내(府內) 대교로 5가 156 선주
□□□(41) 본적 전남 무안군 □산면 우이도리 주소 부내 대교로 5가 156 선원
□□□(35) 본적 경주군 외동지면 □리 주소 아미동 2가 86 기관장 □□□(27)은
2월 10일경 공모하야 생고무 1□ 중유 30도람 「마신油(유)」 8도람 소주 2錫(석)
□□ 99포 등 싯가 300만원을 富榮丸(부영환)에 적재하야 남항 해안에서
출항하야 북조선 함남 신포항에 밀착하야 현금 149만원 干明太(간명태) 29짝 명란
42樽(준)과 교환하야 3월 20일에 부산항에 도착하야 明太樽(명태준)을 밀매하는
것을 탐지한 주소 영선동 3가 632 모청년단 목도분단 검찰대장 □□□(24) 외
1명은 이 사실을 탐지□□ 기화로 부영환 선주 □에게 경찰에 밀고한다고 협박하야
30여만 원을 강탈 착복하야 소비 중을 부산서원에 탐지되여 일미 4명이 거
팔일부터 일망타진되였다 한다.
- 『밀수물자를 협박 강탈』, ≪부산일보≫ 1948. 4. 14.
이 기사는 정부 수립이 임박한 1948년 4월의 정세 속에서 영도에 거주하는 세 명의
밀수업자와 한 명의 청년단원 그리고 부산경찰서의 경찰이 물고 물리는 드라마를
고스란히 보여준다. 세 명의 밀수업자들은 함경남도 신포항에서 부산항으로 간명태와
명란을 가져오기 위해 생고무, 머신유(machine油), 소주 등을 가지고 가 교환한 것으로
나타난다.
비대칭적으로 보이는 이 교환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한 원인은 남북한이 현실적으로
분단되어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사실 일제 강점기만 해도 명태와 명란은 함경남도
항포구(특히 원산만 일대)에서 난 것을 제일로 쳤다. 즉, 품질이 월등한 명태와 명란을
‘밀수’하면 한 몫 챙길 수 있으리라는 판단에서 진행한 것이겠지만,
그러므로 함경남도산 명태와 명란에 대한 수요가 없었다면 가능하지 않았을 것이다.
이 때문에 이 이야기는 실패한 밀수담을 초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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