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9 - 2024 공감그리고 여름 5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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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다고 여깁니다. 살펴보면 아시겠지만, 제 작업은 겉으로 봐서는 난해하거나 어렵지 않기 때문에 쉽게
다가올 수 있다고 믿고 있어요. ‘이 작가는 이런 생각을 할 수 있구나’가 발판이 되어서 ‘그렇다면 나는 이런
생각에도 다다를 수 있구나’ 하는 감정이면 충분합니다. 저는 시공간의 구분 없이 언제나 가능성을 보여줄
수 있는 그런 작업을 희망해요. 제 작품을 ‘경험’하시는 분들도 그런 가능성이 열리는 지점을 느끼셨으면
좋겠습니다.
끝으로 향후 이루고 싶은 꿈이나 계획에 대해서 말씀 부탁드립니다.
성진 현재도 마찬가지지만 여태껏 삶과 죽음 그리고 꿈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고 살아왔어요. 그래서
그런지 거창한 꿈이랄 건 없고요. 지금은 오히려 작업을 하면서 제가 점점 세상을 살아가는 방법들을 배우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가령 구제역으로 인해 땅속에 파묻힌 돼지들을 찾아다니면서 작업했던 과정을 통해
돼지가 어떻게 키워지고, 우리 식탁 위에까지 오르게 되는지 고민하게 되더라고요. 당연하게 돼지의 삶에서
새로운 시야를 확장하고 바라볼 수밖에 없어요.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수족관과 아파트를 합성하는 작업을
하고 나선, 이젠 저는 횟집 수족관에 갇혀있는 그 물고기들을 보고 맛있겠다고 생각하지 않거든요. 저 스스로
제 작업 하나하나를 통해 미처 알지 못했던 세상의 이면들을 배우고 있습니다. 성숙한 사회인으로서 살게
되는 계기도 발견하고요. 이렇게 계속해서 ‘발견의 순간’을 만나는 것이 제가 해야 할 일인 것 같고, 예술을
이어 나가는 이유이지 않나 싶어요.
<한평조차(1坪潮差)> (송성진 사진제공)
송성진
시각 예술가. 사진, 영상, 설치 매체로 사용하여 사람, 장소, 생태와 관련된 현대사회의 이유와 상황을 다양한 관점으로 풀어낸다.
2023년부터 두명마을의 버려진 밭을 임대해서 미술 프로젝트 ‘밖-앝’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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