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은 일상생활의 먼지를 털어낸다.”
비파머즈 활동은 제게 이 문장의 의미를 온전히 느끼게 해준 시간이었습니다. 처음에는 단순히 봉사 차원에서 시작했습니다. 국제공연예술마켓이라는 낯선 현장에서 통역과 안내를 맡으며 작은 도움을 보태는 것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봉사라는 이름 너머에 있는 더 큰 의미를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처음 ‘국제공연예술마켓-BPAM’이라는 이름을 들었을 때는 단순한 행사 정도로만 여겼습니다. 그러나 준비 과정에서 알게 된 규모와 의미는 제 기대를 훌쩍 넘어섰고, 비파머즈 통역팀으로 함께한 순간부터 이 여정은 제게 잊을 수 없는 경험이 되었습니다.
부산문화재단의 청년문화서포터즈 활동을 통해 ‘비파머즈(BPAMERS)’라는 이름을 접했습니다. 홍보 글을 작성하며 국제공연예술마켓이 지닌 의미를 조금씩 알아갔고, 그 과정에서 ‘이 무대의 한 조각이 되고 싶다’는 마음이 커졌습니다. 그렇게 통역팀에 지원해 참여하게 되었고, 영어를 활용할 수 있는 경험이자 다양한 문화와 예술을 가까이에서 만나는 소중한 기회가 되었습니다.
첫 봉사활동은 김해국제공항에서 델리게이트를 맞이하는 일이었습니다. 따뜻한 첫인상을 전하고 싶어 환영의 인사를 건넸을 때, 긴 비행 끝에도 설레는 마음으로 공연예술을 이야기하던 그들의 눈빛은 오래도록 기억에 남습니다. 특히 자신의 예술을 설명할 때 반짝이던 눈동자는 지금도 제 마음을 환하게 비춥니다.
픽업 차량을 기다리며 부산의 음식과 맛집을 이야기해 주었을 때 “전문가 같다”며 웃어주던 순간도 잊지 못합니다. 차량이 지체되어도 지루하지 않게 이어졌던 대화는 지역 문화를 매개로 피어난 또 하나의 교감이었습니다. 며칠 뒤 공연장에서 다시 만났을 때, 멀리서부터 웃으며 달려와 주시던 모습은 큰 감동이었습니다. 자원봉사자도 동등한 동료로 바라보고 기억해 주는 그 시선은 오래도록 제 마음에 남아 있습니다.
둘째 날에는 경성대학교 콘서트홀에서 부산을 대표하는 공연예술작품을 개발하기 위한 쇼케이스가 열렸습니다. 저는 델리게이트와 공연 관계자들이 원활히 소통할 수 있도록 도왔고, 공연이 너무 좋았다며 반짝이는 눈빛으로 감동을 전하는 모습에서 큰 보람을 느꼈습니다. 저녁에는 문화회관에서 열린 개막식에 참석했는데, 다양한 문화권 사람들이 모여 예술로 교감하는 모습은 강렬한 인상을 남겼습니다. 언어와 문화는 달라도 무대를 바라보며 웃고 감동하는 마음은 같다는 사실, 그 순간 예술은 언어보다 깊은 대화임을 실감했습니다.
셋째 날과 넷째 날에는 유라시아 플랫폼 안내데스크에서 활동했습니다. 델리게이트들에게 셔틀버스 시간을 알려드리고 안내하며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눌 수 있었습니다. 그중 한 분은 한국어로 “괜찮아~”라는 말을 배워 마주칠 때마다 건네주셨는데, 다정하게 들려온 그 한마디는 그 어떤 말보다 큰 위로였고, 큰 힘을 얻는 순간이었습니다. 언어가 뒤섞여 오가는 국제 행사 속에서도 그 짧은 한국어 한마디가 가진 따뜻함은 오래도록 마음을 울렸습니다.
다섯째 날에는 부산역에서 진행된 거리예술축제에 참여했습니다. 이번에는 공연자들의 원활한 소통을 위해 통역을 맡았습니다. 화려한 무대 장치가 없는 야외 공연이었지만,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열린 공간에서 펼쳐진 예술은 큰 울림이 있었습니다. 특히 양리웨이의 ‘미스 안티포드’ 공연은 시민부터 외국인까지, 아이부터 어른까지 모두가 웃고 즐기는 장면을 만들어냈습니다. 그 광경은 ‘예술은 모두가 참여할 수 있는, 모두의 것’임을 다시금 일깨워주었고, 활기찬 분위기 속에서 예술의 힘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번 활동을 통해 저는 공연예술이 무대 위에서만 끝나는 것이 아님을 배웠습니다. 델리게이트와 아티스트, 기획자와 스태프, 그리고 자원봉사자인 비파머즈들까지 모두가 각자의 역할을 모아 하나의 큰 그림을 만들어내고 있었습니다. 그 속에서 작은 조각으로 함께할 수 있었음에 큰 자부심을 느낍니다.
해외 델리게이트와 소통하며, 무대 밖에서 이어지는 교감 속에서 저는 어느새 ‘관람객’이 아닌 ‘참여자’로 서 있었습니다. 예술은 단지 무대 위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고 마음의 먼지를 털어내는 살아 있는 힘이라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봉사로 시작했지만, 결국 제 안에 쌓였던 일상의 무거운 먼지를 털어내는 소중한 시간이 된 것입니다. 덕분에 다시금 가벼워진 마음으로, 예술의 치유와 교감의 힘을 새기며 앞으로도 문화예술을 경험하고 나누고 싶다는 다짐을 하게 되었습니다.
마지막으로, 늘 분주한 가운데서도 발대식과 사전교육부터 현장까지 비파머즈 활동이 원활히 이루어질 수 있도록 세심히 챙겨주신 강현우, 진다인 담당자님과 모든 스태프분들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따뜻한 배려와 보살핌 덕분에 소속감과 책임감을 가지고 즐겁게 활동을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 잊지 못할 경험을 선물해 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