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3월 해녀가 될 꿈을 가지고 찾아간 거제해녀아카데미에서 물질 수업을 받던 중 전복, 해삼, 멍게, 뿔소라 같은 해산물보다 먼저 스티로폼과 그물 조각, 폐어망들이 걸린 바다를 보게 된 것이 ‘해녀와 바다’의 시작이었다.
정확히는 더럽혀진 채 방치되고 있던 바다에서였던 것 같다.
나는 콘크리트 건물 속에서 20년 차, 하루 8시간 일하는 평범한 직장인이지만 동시에 ‘해녀와 바다’라는 1365자원봉사 실적인증 비영리단체의 대표로 살아간다. 나에게 바다는 처음엔 단순히 ‘물속이 좋아서’ 들어가는 곳이었다.
15년 전 프리다이빙과 스쿠버다이빙을 배우며 내가 만난 바다는 맨몸으로 접하는 세상의 깊이이자, 어떤 언어로도 표현할 수 없는 감각의 예술이었다.
하지만 해녀가 되기 위해 숨을 참고 깊이 들어갈수록 마주한 건 환상적인 해초군락지나 물고기 무리만이 아니었다.
그 아래에는 얽히고설킨 폐그물, 스티로폼, 일회용 컵, 플라스틱, 낚싯바늘, 냉장고, 전기장판, 폐타이어 등 기상천외한 쓰레기들이 가득했다.
더욱이 백화현상으로 사라진 해초 덕에 자연산 전복이나 뿔소라 등이 자라기를 기대할 수가 없는 환경이었다.
아름다움을 기대했던 바램과 달리 너무도 비극적인 현실이 내 감정의 스위치를 눌렀고, 거제도 바다에서 시작했던 쓰담*이 결국 10명 남짓한 직장 동료들과 사내 동호회를 만들어 부산 바다도 쓰담기 시작했다.
작은 단순히 바다가 좋아서, 수영을 좋아해서, 다이빙이 좋아서였고 그저 우리가 항상 가까이 접하면서 보고 있는 바다만큼은 깨끗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었다.
그렇게 2024년 1월 시작된 정화 활동은 어느덧 1년 9개월 동안 30번이 넘는 정기 활동으로 이어졌고, 지금은 정기 회원만 170여 명, 매 활동 때마다 20~40명의 자원봉사자들이 함께하는 단체로 성장하게 되었다. 부모님과 손잡고 온 최연소 4살 어린이부터 미취학 아동들, 초, 중, 고등학생, 청년들, 10~7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에 의사, SSU특전사, 선생님, 현직 해녀, 공무원 등 직업도 다채로운 회원들과 함께한다. 활동지역도 송도 어촌계, 영도 동삼 어촌계의 중리 해녀문화전시관 앞 바다와 하리항, 북항 친수공원, 거제 가조도 진두항 마을까지 넓어졌다.
매월 첫째 주 토요일은 거제 가조도에서, 셋째 주 토요일은 부산에서 진행되며, 해양 정화는 조별로 나뉘어 ‘플로깅(육상정화)과 플로빙(수중정화)’을 병행하며 활동하고 있다.
플로빙은 수중에서 진행되는 만큼 자격증이 확인되는 회원들만 가능하며 플로빙 조로 합류하기를 원하는 사람들은 해녀와 바다에서 그린다이버 양성과정을 수료하고 자격증을 발급받은 뒤 합류하고 있다.
우리는 ‘쓰레기를 주우러 바다에 가는 것이 아니라, 바다의 목소리를 들으러 간다’고 말한다. 해안가는 물론 물속의 쌓여있는 쓰레기는 우리의 무분별한 소비습관과 무관심에서 방치되고 있다.
옷장에 옷이 가득 있어도 계절이 바뀔 때마다 입을 옷이 없다며 또다시 새로운 옷을 산다든지, 각종 이벤트 행사장에서 사용되고 쉽게 버려지는 굿즈들, 하루에도 몇 잔씩 마시고 버려지는 일회용 컵 등을 볼 때마다 나의 일상을 되돌아보는 시간이 되곤 한다.
물티슈대신 손수건을, 외출 시엔 반드시 텀블러를, 플라스틱 통에든 샴푸보다는 쓰면 없어지는 샴푸바 등.
그래서 이 활동은 단순히 청소가 아니라 우리 자신을 성찰하게 하고 자연의 회복을 위한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바다에 들어가는 이유는 오염된 바다에서 단순히 쓰레기를 건져 올리는 것이 아니라, 그 바다를 마주하는 자세와 태도를 바꾸게 되어 결국 나 스스로의 삶을 위한 일이기도 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