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가 한 해 동안 품어온 예술의 호흡이 한곳에 모여 거대한 공명이 되는 순간. 지난 11월 20일부터 23일까지 F1963 석천홀에서 열린 B-ARTS Festa(비아츠 페스타)는 부산문화재단 지원사업의 결실을 확인하는 축제이자, 부산 예술의 현주소를 증명하는 생생한 기록의 장(場)이었다.
부산문화재단이 올해 처음 선보인 비아츠 페스타는 2025년 한 해 동안 재단이 지원한 문화예술사업의 결실을 시민과 예술가가 함께 확인하는 축제다. 시각·공연·문학 등 14개 부문에 35개 팀이 참여해 “올해 부산의 예술은 어디까지 와 있는가”라는 질문에 현장으로 답을 건넸다.
전시와 공연, 성과공유회가 이어진 현장은 완성된 결과물을 보여주는 무대이자, 예술가가 창작을 지속해온 시간과 그 과정의 의미를 들여다볼 수 있는 공간이었다.
석천홀을 가득 채운 80여 권의 문학 서적, 재현된 공연 무대 세트, 작업 과정을 담은 영상, 씨어터링크·공공예술·다원예술·청년문화육성·장애예술인 지원까지. 서로 다른 지원사업을 통해 탄생한 결과물들이 한자리에 모이자 부산 예술 생태계의 다층적 면모가 입체적으로 드러났다.
성과공유회는 이 행사의 본질을 잘 보여주는 시간이었다. 시각예술 분야의 송성진·진영섭 작가, 문학 분야의 박미라·배길남 작가, 공연예술단체 ‘따뜻한 사람’과 ‘문화예술연구소 플랫폼’이 각자의 작업 경험을 나눴다. 포커스온, 레지던시, 씨어터링크, 공공예술 등 서로 다른 지원사업을 경험한 예술가들이었지만, 한자리에 모이자 다양한 고민과 공통된 문제의식이 동시에 드러났다.
완성된 작품만이 아니라 그 과정에서의 시행착오와 고민까지 솔직하게 공유한 이 행사는, 공적 지원으로 탄생한 예술이 어떤 여정을 거쳐 시민 곁에 닿는지를 보여주었다.
예술이 감상에 머무르지 않고 공유와 대화로 확장되며 다음 창작으로 이어지는 지점에 선 비아츠 페스타는 ‘발표’가 아니라 ‘연결’을 남긴 행사였다.
그렇다면 “도시가 이 연결을 지속하기 위해 무엇이 필요할까.”
“예술이 멈추지 않고 이어지기 위해 제도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비아츠 페스타는 그 답을 현장에서 찾고자 했다. 창작 성과물 공유의 장이 만들어지자 예술은 한 해의 ‘마침표’가 아니라 다음 해를 여는 ‘출발점’이 되었다. 바로 그 지점에 문화예술지원 제도가 있다. 제도는 창작의 처음과 끝을 관리하는 것이 아니라, 창작의 흐름을 이어주는 역할을 맡는다고 생각한다.
올해의 성과를 함께 돌아보고 그 경험을 바탕으로 다음을 준비하는 흐름 속에서, 비아츠 페스타 현장에서는 2026년 부산문화예술지원사업 설명회가 열렸다. 부산문화재단은 올해 ‘부산문화예술지원 3.0’이라는 새로운 비전을 제시했다. 핵심은 “창작을 넘어, 유통과 확산으로의 도약”이다. 지금까지의 지원이 예술가의 작품 제작, 즉 ‘창작 실연’에 집중돼 있었다면, 앞으로는 그 작품이 시장에서 유통되고 시민에게 향유되는 ‘확산’ 단계까지 함께하겠다는 선언이다.
무엇보다 창작 단계별 지원을 강화해 1단계 창작기반(준비) → 2단계 창작실연(제작) → 3단계 창작확산(유통·향유)의 3단계 선순환 구조로 운영한다. 예술가가 충분한 연구와 준비를 거칠 수 있도록 기반을 다지고, 완성된 작품이 국내외로 뻗어나갈 수 있도록 유통 지원을 대폭 강화한다. 또한 단년도 지원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다년 지원을 확대해 예술가가 긴 호흡으로 완성도 높은 작품을 만들 수 있는 안정적 환경을 구축하고자 한다. 여기에 기술융복합 예술 등 미래지향적 창작 영역을 발굴해 변화하는 예술 환경에도 기민하게 대응하려 한다.
특히 신규 사업으로 창작개발(협업), 기술기반 융복합예술, 공간 연계(스페이스 링크), 유통 연계(유통 준비) 등 6개 분야별 프로그램을 새롭게 마련했다.
‘예술의 연결’이라는 관점에서 비아츠 페스타는 지나간 한 해를 요약하는 행사가 아니라, 새롭게 구축되는 지원체계가 향하고자 하는 방향을 미리 보여준 장면이었다. 예술가의 창작 여정이 지원-창작-공유-확산-다음 창작으로 이어지는 선순환을 이루게 된다면, 예술은 멈추지 않을 것이다.
부산이 앞으로도 예술이 끊기지 않고 이어지는 도시가 되기를 바란다. 그리고 비아츠 페스타가 그 증거이자 출발점의 역할을 하기를 기대한다.














